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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4

[경로이탈] 위선이 사라진 세상을 향한 소년의 질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손바닥만 한 60여 쪽의 얇디 얇은 단편소설이 이렇게 강렬하게 충격을 주다니 신선한 경험이었다. 2015년 단편소설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라서 필력이 남다른 것 같다. 누군가의 거짓된 '말' 한 마디에 근거 없는 이야기가 부풀려져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학교라는 축소된 사회 속에서 바라보니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연예인 아빠를 닮아 꽃미남인 정국이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기 때부터 방송 출연을 했는지라 자신의 얼굴이 공공재라도 되는 줄 알고 뚫어지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었다. 그래서 콰지모도만큼이나 기괴하고 괴팍한 표정을 연습해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고, 세상 착한 천.. 2024. 11. 12.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선상 추리 소설의 고전 셜록 홈즈 시리즈로 추리소설의 붐을 일으킨 아서 코난 도일의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이다. 지금도 밀실 미스터리는 흥미진진하고, 특히 바다는 미지의 보고이자 파도 속에 사라진 자의 흔적을 찾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인지라선상 속에 감춰진 비밀은 추리소설의 소재로 안성맞춤이다.물론 셜록 홈스 시리즈가 워낙 유명하고, 추리 소설 장르가 엄청나게 다양해졌기에예상되는 뻔한 결말이 보여서 다소 시시하게 느껴지는 단편도 있긴 했지만 역시 아서 코난 도일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적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는데 처음에는 가족들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 신사적인 모험가와 같은 의적도 있었을 것이다.해적들은 단순한 약탈자 무리 이상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그들만의 법과 질서를 갖추고 있는 하나의 떠다니는 .. 2024. 9. 8.
[강낭콩] 존엄생에 관한 채도운 소설 강낭콩을 낳은 여자의 이야기, 별다른 정보 없이 표지 그림을 보고 생리혈을 상징하나 싶었는데인간으로 탄생하지 못하고 운명을 다한 태아의 이야기와 식물인간에 관한 존엄사와 존엄생에 관한 이야기였다. 미혼모 여성의 낙태와 비정규직 30대 여성과 무력한 어머니에게 부가된 절대적 돌봄의 의미에 대해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인간도 식물처럼 사람이라는 토양 속에 발아하여뿌리내리고 살 수밖에 없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수분과 자양분이 되어야 살 수 있다는뿌리내림과 얾힘에 관한 이야기라는 박주영 판사의 소개대로 존엄사가 중요하듯 존엄생 또한 중요함을 일깨우는 소설이었다. 손가락에 살이 쪄서 ㅗ와 ㅏ 두 칸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솔아'를 늘 'ㅅㅏㄹ아'라고 오타를 내던박 대리의 문자가 미혼의 스물다섯 살 솔아 씨가 한 .. 2024. 7. 10.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안데르센 잔혹동화대부분의 동화는 삶의 따뜻하고 희망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안데르센의 동화는 어둠과 빛, 희생과 보상, 인간성과 비인간성이라는 상반된 모습들을 모두 담고 있다. 지금 시대에도 소수자들의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데,안데르센이 살던 시절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양성애적 애정 문제를 갖고 있었으니엄청 소외되고 차별받았을 것이다.그래서 자신을 좌절시켰던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관계에 좌절을 겪는 한계를 비판하면서도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잔혹동화를 집필했는지도 모른다.그가 집필한 160여 편의 동화 중에서도 잔혹하고 독특하다 평가되는 동화들만 모아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을 모아놓으니, 삶의 비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함과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길 바랐던 안데르센의 마음..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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