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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비밀 양육원] 폴란드로 보내진 전쟁고아들

by biogene 2025. 1. 8.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폴란드 가기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안네의 일기>를 쓴 안네의 숨결이 깃든 오시비엥침(아우슈비츠)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폴란드로 위탁된 북한 고아들이

살았던 양육원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6.25 전쟁이 한창일 때 북한은 전쟁고아들을 사회주의 국가였던

폴란드, 체코, 헝가리, 소련,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으로 보냈는데

그중에는 남한 출신의 고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북한이 전쟁고아들을 위탁했다고 해서 아동 노동자로 부당한 취급을 받았나,

왜 비밀 양육원이지 하는 불신의 마음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을 한 게 너무 미안할 정도로 폴란드인들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펴주었다.

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로부터 학살을 겪었던 폴란드는

전쟁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너무 많은 고아를 받아들이면

국민의 원성을 사게 될까 두려워 일부 비밀 양육원을 운영했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로 상처를 입었던 폴란드의 어른들이

부모와 가족을 잃은 북한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따뜻한 웃음과 부드러운 말로

아이들이 전쟁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해 줘서 너무 감사했다.

 

한나 역시 위탁 가정의 부모를 마마, 파파라 부르며

정말 가족처럼 사랑으로 잘 지냈는데 8년이 지난 1959년 어느 날

갑자기 송환 명령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야만 했을 때

정든 마마와 파파와 헤어지고 싶은 아이가 누가 있었을까 싶어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살았던 아이들이 북한에 돌아가서

잘 적응했을까도 걱정되고, 폴란드에서 그들을 그리워해도 소식도

제대로 주고받지 못하니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마음이 더 아팠다.

 

폴란드 양육원에서 매일 사상 교육 시간마다 신을 섬기는 일은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라 엄벌에 처해진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도,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마와 파파나 선생님이 준

묵주나 십자가를 그 어떤 아이가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라 생각할까?

전쟁 중이었던 조국을 대신해 자신들을 맡아 준 폴란드에 항상 감사하라며

위탁 가정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손을 보태라고 하면서도

폴란드인이 준 묵주나 십자가 목걸이를 발각하면 엄중한 처벌을 내리니

북한의 지도자들도 참, 사상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폴란드는 고맙지만 폴란드는 나라 전체가 하느님이란 신을 믿는데,

신은 나약한 인간이 만들어 낸 창조물일 뿐이니 관련돼 그 어떤 것도

만지지도 말고 몸에 지니지도 말라니,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길 기도드리는 마마와 파파의

진심을 아는데 그게 제대로 교육이 될 수가 없을 텐데 말이다.

 

한나의 위탁부모만 해도 본래는 양육원 가까이에 살았는데

폐렴 걸린 한나를 위해 소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이사할 정도인데,

그렇게 사랑으로 아이를 진심으로 대하는 부모들을

어떻게 단순히 일손 돕는 비즈니스 관계로만 대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어른의 진심을 본능적으로 느끼는데 말이다.

전쟁에서 고초를 겪은 한나의 위탁부모들은 전쟁이 아니었다면

우리와 음식을 나눠 먹고 수다를 떨며 사랑을 나누었을

죽은 사람들이 놓쳐 버린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며

돌멩이 탑을 쌓는 분들이셨다. 격전을 치르다 죽은 군인들에게

신의 자비가 머물기를 빌며 돌멩이를 벙커 가장자리에 놓고 기도하는

분들이 너무나 급작스러운 전원 송환이라는 국가의 명령에

얼마나 황망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한나처럼 고향이 북한이 아니라 남한인 아이가

북한으로 송환되었을 때 얼마나 걱정되었을까

참 잔인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으로 북한과 남한이 분단되었으니 한나는 남한으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가족을 영영 만나지도 못할 것이고,

혹 남한과 연관된 작은 끈 때문에 고초를 겪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나가 사랑한 현수 오빠도 남한이 고향이다.

조국에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 줄 사람이라 칭해질 정도로 똑똑한 현수 오빠는

송환되면 여동생 귀덕이의 소원을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국가의 명령을 어기고 도망치기로 한다.

귀덕이가 죽으면서 남긴 마지막 소원이 고향 집에 가는 거라서

귀덕이가 묻힌 무덤의 흙을 경기도 파주군 두포리 235번지에 묻어줘야 한다며,

한나를 사랑하지만 헤어짐을 택한다.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현수가 남한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을까,

현수가 한나를 만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현수와 한나가 또 있을까

우리의 역사지만 잘 몰랐던 폴란드로 보내졌다 어느 날 갑자기

북한으로 송환된 전쟁고아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의미 있는 역사소설이었다.

 

 

#소설 #전쟁이야기 #폴란드의비밀양육원

 

 

 

 

 
폴란드의 비밀 양육원
낯선 땅 폴란드가 고향처럼 여겨지고, 오히려 고향 땅이 낯설게 느껴질 만큼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갑작스러운 소식이 들려온다. 북한 당국에서 아이들을 모두 본국으로 송환한다는 소식이었다. 마마, 파파와의 이별을 채 받아들이기도 전에 한나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바로 마마와 파파만큼이나 한나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던 남자 친구 현수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현수는 한나가 들어 본 적도 없는 ‘비밀 양육원’으로 가고
저자
장경선
출판
다른
출판일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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