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생, 평생 독신으로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살고 있는 산조 미와는 98세까지 산조이비인후과 클리닉 병원장으로 주5일 환자를 보았다. 지금도 예전 환자들과 전화상담을 하고, 극단을 운영하며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무대에 배우로도 출연하는 현역이다.
비혼을 선택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지금 시대에도 여자 혼자 사는 게 녹록치 않은데 여성차별이 훨씬 심하던 그 옛날에 의사라 할지라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예상이 되었다. 98세까지 주 5일을 일했지만, 돈 먹는 하마인 극단을 운영하다보니 생활이 빠듯하긴 해도 좋아하는 일을 평생동안 하며 유쾌하게 살아가는 99세라니 너무 존경스러웠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 적도 없고, 심지어 밤에 잘 때 눈깔사탕을 물고 달콤함을 맛보며 잠드는 습관 때문에 전부 의치를 하고 있다. 장수하는 건강한 생활습관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때 그때 스트레스를 흘려버리면서 살아온 게 비법이었다. 의사와 연극이라는 일을 양립했기에 적당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니 정말 멋진 인생이었다. 100세 기념 일인극 대본도 준비했다니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실제 전쟁을 경험한 사람이기에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히 알고 있어 전쟁으로 죽은 사람들의 원념이 발현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에 숙연해졌다. 거의 한 세기를 마음 내키는 대로 본능에 따라 당당하게 살아온 어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합법이고, 사람을 많이 죽이면 잘 하는 일이 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전쟁을 반대하며, 전쟁을 시작하는 건 정치인과 군인이나 희생자는 일반 시민임을 연극을 통해 외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