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여성 영화 감독 중 한 명인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은
첫 영화로 칸 영화제에 입성하고 두 번째 영화 <더 원더스>로 2014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고,
세 번째 영화 <행복한 라짜로>로 2018년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철학과 문학을 전공한 이탈리아 차세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영화감독이 쓴
어린이책 그림책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자매가 어느 날 어미 새를 잃고 홀로 남겨진 세 개의 새 알을 발견하면서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흐른 후, 세 개 중 하나에서
알이 꿈틀꿈틀 움직이더니 알껍데기가 갈라지면서 작은 부리가 나타났다.
하얀 솜털과 작은 다리를 가진 날개 달린 공룡의 모습으로 나타난 생명체는
벌어진 부리 안에 뾰족한 혀를 내보이며 배고픔을 호소했다.
어미 새 대신 지렁이를 잡아 잘게 잘라주며, 녀석을 키우기 위해 자매는 강해졌다.
녀석은 가면 올빼미 또는 헛간 올빼미로 불리는 맹금류였고
사냥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자매는 어미 새 대신 어미 사냥꾼이 되기로 했다.
자매는 올빼미에게 지아니 바르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지아니 바르바는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자라 점점 더 아름답고 신비스러워졌다.
이웃 정육점에서 주신 내장, 저민 고기, 토막낸 고기 조각들을 주다가
작은 생쥐나 거미가 덫에 걸리면 지아니 바르바에게 사냥감으로 넘겨주었다.
먹이 찾는 훈련을 되풀이한 끝에 지아니 바르바는 사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냥을 익힌 지아니는 밤새 나가 있다가 아침이 되면 돌아와 쉬곤 했는데
어느날 아침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도 다른 헛간 올뺴미를 만났을 것이다.
지아니와 함께 한 엄청난 여름이 끝나 갈 무렵 자매는 더 이상 밤이 두렵지 않았다.
밤이 칠흑 같은 어둠이 아니라, 지아니 바르바가 어미 새처럼
자신들을 지켜 주기 위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오면서 펼친
거대한 날개의 그림자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시 출신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생명체와의 조우가 정말 동화 같은 이야기 같았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