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전선에 설치된 도나우 강변 혹독한 환경에서의 격무 속에서도
취침 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작성했던
'명상 기록 노트'인 <명상록>은 스토아 철학의 실천 철학의 진수로
혼란스러운 시대에 방황하는 자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시대를 초월한 유명한 애독자들도 많고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모든 것은 순간마다 변화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
부처의 사상과도 일맥상통하고,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선불교나
상좌불교가 루츠인 '마인드풀니스'와도 유사하다.
"일체유심조"를 늘 되뇌는 나에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너의 행복은 너의 생각에 달려 있다."라는 명언은
각인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변화가 두려워지는데, 우주의 자연 속에서
변화만큼 본질적이고 적합한 것은 없음을 떠올려보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연료인 장작이 변하지 않는다면 목욕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음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할 수도 없다는 비유는 찰떡같았다.
모든 것들은 변화가 있어야만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고,
변화가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는 법이니,
우주의 자연이 요구하는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이 잘 이해되었다.
인간관계에서 진심이 이렇게나 전해지기 힘든 것인가, 왜 이리 왜곡되나
상대방을 점점 원망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친절에 대한 보답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자신이 베푼 친절에 대해 당연히 보답을 기대하는 사람,
겉으로는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방의 은인으로 여기는 사람,
자신이 베푼 친절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사람 중에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니 답이 보였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베푸는 사람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와 같다. 열매를 맺고 나서 아무런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다음 해에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를 떠올리며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진정한 친절은 상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것이고,
그 씨앗이 자라나 열매를 맺도록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만,
불가능하다면 의미 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낫다.
누군가를 은혜도 모른다며 비난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 사람에게 과도한 기대를 품었던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 사람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신뢰한 것은 나의 선택이었고,
은혜를 베푼 것으로 이미 만족하면 그뿐이다.
누군가 나를 경멸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일 뿐이고,
누군가 나를 싫어해도 그것 역시 그 사람의 문제다.
나는 친절하고 호의적으로 대하면 된다.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면 비난이나 적대적인 태도가 아니라
참을성과 솔직함, 관대한 마음으로 지적하면 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점검하면
마음속에 불만을 품지 않게 된다.
죽음과 삶, 성공과 실패, 고통과 쾌락, 부와 빈곤은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므로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선도 악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마음에 새기면 나의 행동, 말,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인생 지침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