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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홀로서기 인생철학] 올바른 늙어감을 위한 고독

by biogene 2024. 8. 31.

 

삐딱한 철학자 쇼펜하우어로부터 배우는 올바른 늙음의 미학,

균형 있는 삶을 위한 고독의 중요성을

독일 현대문학과 철학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가 쉽게 풀어 설명해 줘서

염세, 연민, 비관주의자로만 알았던 쇼펜하우어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책이었다.

 

프랑크푸르트의 괴짜, 현대의 고행수도자 쇼펜하우어는

반려견 푸들 아트만을 데리고 혼잣말을 하며 일정한 시간에 산책을 하여

동네 사람들의 구경거리였다고 전해지는데,

반려견을 키워 본 사람들은 안다. 늘 일정한 시간에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은

반려견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세상과 사람을 싫어했을 리가 없다.

세상을 정말 싫어했다면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평생토록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염세주의 Pessimismus의 pessi는 나쁘다는 뜻의 라틴어 malus의 최상급인

가장 나쁜, 최악을 의미한다고 한다. 삶에서 긍정적인 기대나 희망을 바라지 않는다고 하여

비관주의라고도 하는데, 쇼펜하우어는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만만치 않은 세상에서 나를 제대로 꿰뚫어 보지 못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으니, 자기 내면의 세계를 먼저 성찰해야 함을 강조했다.

 

인간의 본성인 어리석음이 명예욕, 허영심, 자긍심에서 나온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새겨들어야겠다. 자신이 어떤 점에서 압도적인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는 자긍심과

그 확신을 타인이 믿어주길 바라는 허영심을 경계해야겠다.

 

모든 삶에는 크고 작은 수난이 있다. 어느 정도 살만하고 괜찮다 싶으면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 인생이다.

모든 게 새옹지마이고 호사다마이지 않은 일이 없다는 말이

살아갈수록 공감된다. 그래서 늙어감에 따라 더욱 심오한 정신을 갈고닦지 않으면

젊었을 적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 수밖에 없다는 말이 더 격하게 와닿았다.

인생의 끝 무렵에서 가장무도회의 끝 무렵에 가면을 벗고 사람들 앞에 섰을 때

사람들이 놀라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의 하루하루, 나의 언행 하나하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가면을 벗기 두려워하는 사람은 가면 위에 또 다른 가면을 쓰고

결국엔 스스로가 가면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쓰러진다는 말 정말 공감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슬프긴 하지만

필연적으로 고마운 이이기도 하다며,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꺾는 마음이기도 함을 알고 곱게 늙어가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닐 아드미라리 nil admirari, 어떤 것에도 놀라워하지 않는다!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인데,

세상에 대해 무신경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내면의 평정과 안정을 찾는 데에 중요하다. 과도한 감정이나 열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사는 것의 참된 가치는 향락이나 부귀영화를 누렸느냐가 아니라

고통이 얼마나 없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 올바른 늙어감에 대해 고민하며

나를 마주할 수 있어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쇼펜하우어, 홀로서기 인생철학
왜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이자 정수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가? 그래야 이 세계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힘의 근원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인생이란 바다에서 거친 파도와 마주하더라도 균형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듯한 칸트냐 삐딱한 쇼펜하우어냐? 우리는 왜 삐딱하다 못해 까칠한 철학자에게 삶의 고통의 원인과 행복의 길을 묻는가? 인간을 둘러싼 우리 세계와 인생에 대한 철학적 관점에서 그는 왜 근대 이전의 철학자들과 확연히 다른가? 그가 내세운 반합리주의 철학은 어떻게 우리 곁에 다가왔는가? 이 책은 이런 의문에 대해 쉽고 명쾌하게 답한다. 쇼펜하우어 철학을 레시피북처럼 만들어 겉핥기만 하게 하거나, 그의 행복론이니 인생론이니 하며 말랑한 말들만 뽑아내 편의점의 간편 음식처럼 차려 놓은 책들이 널려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이야말로 쇼펜하우어 철학의 정수를 근대 이전 철학과의 관련 속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쇼펜하우어의 핵심 사상인 ‘의지’와 ‘표상’, ‘주관과 ‘객관’, ‘충분근거율’ 등 이것의 관계와 작동 방식을 이해할 때 인생의 본질을 인식할 수 있고, 균형 있는 삶을 이어갈 것이라 말한다.
저자
서경홍
출판
굿모닝미디어
출판일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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