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고학을 전공하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연구원, 충청남도청 학예연구사,
부여군청 문화재계장, 정림사지박물관장, 문화재사업소장, 사적관리소장 등으로
재직한 저자가 동아시아 고대 도시를 두루 방문한 경험을 계기로
유럽, 북아프리카까지 세계 곳곳의 옛 도시를 찾았던 여행 기록물이다.
이집트 여행을 하면서 조상님을 잘 둔 덕분에 무덤으로 먹고 산다는
농담을 많이 들었는데, 중국 안양시 또한 조조의 묘로 막대한 관광 수입을
얻는다고 한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조조가 72개의 거짓 무덤을
만들게 했다는 대목으로 인해 조조의 무덤에 대한 진위 논란은 끝임이 없지만
낙후된 시골 마을이 조조의 묘 덕분에 조조고릉유적박물관이 개관한 지
한 달 만에 10만여 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었으니,
역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것 것 같다.
타지마할을 위해 아그라로 가는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번성했던 역사 도시 시안은 세계 4대 고도 중
하나로 꼽히며 수많은 유적이 있어 중국 최고의 관광 도시로 유명하다.
중국의 고성 가운데 오늘날까지 가장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곳으로
성벽 위로 전기차가 지나다닐 정도로 튼튼하고 넓다.
진시황 병마용 박물관의 유명세 덕에 다른 장소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사극 세트장 같았던 중국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독특한 이슬람 사원, 청진대사는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독특한 장소였던 것 같다.
중국 사찰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정통 이슬람 예배소로 꾸며져 있음은
당나라 시기에 실크로드를 따라 들어온 페르시아, 아랍계 상인, 군인, 사절단 등
에게는 중요하고 신성한 장소였을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근교 유행 당일치기 톨레도 여행시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톨레도 대성당과 세계 3대 성화로 꼽히는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을 보기 위해 산토 토메 교회를 찾아 가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헤라클레스 동굴에 가지 못했는데
1세기 후반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시대의 지하 유적을 보니 신기했다.
오랜 기억을 간직한 27개 옛 도시 이야기에서
방문했던 도시를 마주하니 너무 반갑고 그 때 몰랐었던 정보를
알게 되어 좋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전공자의 눈으로
보는 도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들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알고 방문하면
더 많이 보일테니까 유심히 들여다 보게 되는 책이었다.
- 저자
- 여홍기
- 출판
- 청아출판사
- 출판일
-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