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노르망디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몽생미셸 수도원이 있어 파리 근교 여행으로 꼭 가봐야 할 곳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찬란하고 유럽사의 핵심 고리 지역이었다.
지적인 여행을 즐기는 도시 여행자에게 역사가가 들려주는 노르망디 이야기는 아주 알차고 재미있었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마법에서 몽생미셸의 경이로운 모습은 여행자들에게 로망이다.
영국 콘월 여행에서 영국의 몽생미셸이라는 St Michael's Mount에 가서
그 규모에 다소 실망을 하고, 진짜 몽생미셸은 얼마나 멋질까 기대만 하고
아직 가지 못하고 잊고 있었는데, 언제 갈 수 있을까 다시 프랑스 여행을 꿈꾸게 만들었다.
우리에겐 바다 위의 환상적인 수도원이라는 랜드마크로 유명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몽생미셸 순례길로 유명하다고 한다.
프랑스 북부와 영국을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찾아오는 몽생미셸 순례자를 미슐레라고 부른다.
프랑스 혁명 시기까지 몽생미셸 순례를 다녀오는 것은 국룰일 정도로
몽생미셸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겁쟁이 취급을 당하기도 했단다.
관광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름다운 공간은 회랑과 테라스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바닷물이 밀려오는 장을 손꼽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조수간만 차이가 무려 15m에 이르러 유럽 대륙에서 밀물과 썰물의 급류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로도 꼽힌다고 하니, 소리가 얼마나 클지 궁금해졌다.
몽생메셸을 정면에서 바라볼 때 왼쪽 2층 부분,
수도원 내 가브리엘 타워에서 바닷물 관찰하기가 가장 좋다고 한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도 장관이었지만, 그 소리에 압도당했는데
만 자체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에서 섬 안의 호텔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여유롭게 밤중에 물이 밀려오는 소리를 들으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유럽 여행을 가면 성당과 미술관 투어를 많이 하는 편인데
노르망디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성당과 멋진 미술관이 많아 취향 저격이었다.
그중에서 쥐미에주에서 다른 여행지로 가는 중간에 잠시 들러서 보면 좋다는
알루빌의 생캉탱 교회 앞에 있는 참나무 소성당이 인상적이었다.
동네 사제가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무에 갈라진 틈에 마리아 그림을 집어넣은 당시만 해도
그 틈이 22c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큰 참나무 줄기에 커다란 틈새가 만들어져
그 안에 초소형 예배당 두 개를 품고 있는 정말 특이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무가 오래되어 갈라진 틈새 사이에 카페나 바를 만든 것을 본 적이 있어 신기했는데
소성당이 두 개나 있다니 너무 신비로워 꼭 한 번 가서 경건하게 기도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무의 나이가 1200살로 추산되어 프랑스 최고령 참나무로, 높이 28m 둘레 15m에 달한다고 한다.
매년 수만 명이 방문하여 나무에 올라가는데도 버티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인 것 같다.
영국과 프랑스에 복잡한 역사를 잘 알지 못했는데
노르망디 공작 기욤이 잉글랜드 국왕 윌리엄이 되는 과정도 간략하게 잘 설명해 줘서 도움이 되었다.
유명한 석재 공급지였던 캉은 정복왕 윌리엄의 유산이 특히 많다고 한다.
캉에서 나는 돌은 밝고 부드러운 노란색을 띠는 석회암으로 재질이 균질해서
조각이나 건축의 유리에 로마 시대부터 건축에 쓰였다고 한다.
잉글랜드의 주요 건물들은 윌리엄이 가지고 간 캉 지역 석회암으로 지어졌다.
런던탑, 켄터베리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이 대표적이다.
일단 캉의 돌로 지어서 후대에 보수할 때도 같은 돌이 필요하다고 한다.
캉의 돌이 아니면 색상과 질감이 달라 보기가 좋지 않단다.
19세기에도 웨스트민스터 궁전에 시계탑 빅벤을 다시 캉 석재로 지었다고 하니,
캉의 석재가 다른 빛깔을 띠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런던의 색채도 많이 달라졌을 것을 떠올리니 신기했다.
인상파 화가의 성지, 모네의 정원이 있는지 베르니부터 피사로의 아틀리에가 있는 에라니,
인상파 화가들의 수도 루앙 등 책을 읽는 내내 너무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았다.
노르망디에 이렇게나 볼거리가 많은 줄은 몰랐다.
특히 루앙 미술관은 인상파 작품들 뿐만 아니라
푸생, 다비드, 들라크루아, 제리코, 코로 등 프랑스의 대가들뿐만 아니라
베로네제, 벨라스케스, 카라바조, 루벤스 등 외국 대가들의 작품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입장료가 무료라고 하니 유럽 여행에서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될 곳이다.
친절하게 수도원 기행, 역사 기행, 예술 기행, 해안 도시 기행, 평화 기행, 미식 기행별 루트를 정리해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는데 어떤 테마를 선택해서 여행해도 후회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너무나 매력적인 여행 에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