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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by biogene 2024. 11. 15.

 

<타임>에서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100인 가운데 유일한 건축가인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작품 17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빛나는 도시를 계획하며 합리주의나 기능주의의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기계의 시대에 인간이 지니게 된 새로운 자각을 표현하고자 했던
위대한 건축가의 첫 뉴욕 방문기를 통해
도시를 향한 건축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르코르뷔지에가 뉴욕의 마천루에 가슴 설레면서도 동시에 실망하며
문제점들과 해결책을 제시하며 뉴욕이 빛나는 도시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환상적인 재앙인 마천루는 도시계획의 요소가 아니라
곡예로 갈채를 받고 현명한 의도로 건설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맨해튼 위에 우뚝 선 뉴욕이 한없이 많은 보석 무리 같아 보이지만
르코르뷔지에는 마천루가 충분히 크지 않다고 말했다.
훨씬 더 크고 서로 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르코르뷔지에가 머문 21층에서 증폭된 소음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듣고는
망연자실한다. 거리 소음에 반사면이 제공되지 않는 방식으로
마천루 배치를 엄격하게 제어해야 원하는 고요함을 확보할 수 있는데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건축가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뉴욕에 대한 찬사 속 혹평을 하다 대학교 시설에 대해서는
부러워함이 잘 느껴졌다. 백만장자나 백만장자의 미망인이 스무 살 시절
행복했던 대학교에 기꺼이 재산을 기부하기 때문에
안락함을 위한 모든 것, 고요함과 평온함을 위한 모든 것,
단단한 몸을 만들기 위한 모든 것이 윤택하고 고급스럽게 갖춰져
대학교 자체가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음을 부러워했다.
힘든 학창 시절을 보내는 파리 학생들의 삶과 미국 학생들을 비교하며
미국 대학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고 일시적인 낙원이고
인생의 우아한 단계라고 표현한 맘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인간의 마음에 필요한 하늘, 햇빛, 공간, 나무 같은 자연적 만족과
개인의 자유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맨해튼의 텅 빈 강둑을 잘 활용하면
600만 명을 수용하는 새로운 효율성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몇 사람만 극악무도한 이윤을 취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폐허만 남게 하지 않으려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의 도시들에 세포질의 재형성이 필요하다 했는데,
지금 뉴욕이 사랑받는 이유가 마천루의 도시여서가 아니라
센트럴 파크를 활보하는 뉴요커의 도시인 걸 보면
거장의 안목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대를 건설하는 것은 고귀하고 필수적인 의무로서
인간에게 본질적인 기쁨을 가져다주는 선한 의도도 있지만
동시에 허영, 어리석음, 약탈, 나태, 악랄한 돈의 지배에 의해
19세기와 20세기의 건축은 죽었음에 경종을 울리며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진정한 건축의 이미지를 세우고 싶었던
건축가의 열망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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