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펼쳐지는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교훈적인 소설이라고
추측하고는 별 기대 없이 <마이그레이션>을 읽다가 그 흡인력에 놀라고,
<마이그레이션>이 작가의 데뷔 소설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던지라
샬롯 맥커너히의 <늑대가 있었다> 역시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나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
재야생화(Rewilding)를 모티브로 이렇게나 매력적인 소설이 탄생하다니 역시 작가는 작가인가보다.
뉴스위크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된 이유가 있다.
나뒹구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보며 생태감수성 증진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이 들때가 많은데,
이런 소설이 사람들 마음 깊이 들어오면 세상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냥은 우리가 필요한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생태계에 돌려주고, 먹을 것도 필요한 만큼만 기르며
최대한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교육하는 아빠 밑에서 자란 인티는
'거울 촉각 공감각'을 가졌다.
인티의 뇌는 살아 있는 존재의 감각적 경험을 재현해서, 사람은 물론 눈에 보이는 대상의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잠깐이지만 그 대상과 하나가 된다.
촉각에 한해 아주 독특한 이해 방식으로 상대의 고통과 즐거움을 고스란히 느끼는
공감 능력 때문에 그녀는 대다수의 사람과 다른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감각 정보로 녹초가 될 지경인
인티는 살아가기 위해 상대와 감정적 거리를 두고 생활한다.
인티는 스코틀랜드 생태복원을 위한 케인곰스 늑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이다.
케언곰스 국립공원 안 세 개의 우리에 총 14 마리의 늑대가 나뉘어 있는데
겨울이 지나면 고산지대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방생하는 프로젝트는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키고 생태 복원을 하는 재야생화의 일환이다.
스코틀랜드 최상위 포식자였던 늑대를 멸종 직전까지 사냥을 한 결과
먹이사슬에 파장이 생겼고 영양단계 연쇄 반응 결과 스코틀랜드 생태계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늑대들이 돌아온다면 야생동물을 위한 서식지가 늘어날 것이고 토양이 비옥해지고
홍수가 줄고, 탄소 배출이 통제되어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며
재야생화를 통해 기후변화 또한 늦출 수 있다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보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자연에는 다 좋겠지만, 자신들이 양을 방목하는 땅이 위협받아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파괴된다며
이 땅의 주인은 늑대가 아니라 자신들이라며 늑대가 아니라 사슴이나 양과 함께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공동체의 번영을 원한다고 말이다.
야생동물이 없고 사람과 농경지만 넘쳐나는 장소는 죽은 세상임을 잘 아는 인티와 동료들이
과연 프로젝트에 성공할 수 있을지 너무 흥미진진하였다.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재야생화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너무나 재미있고 진지한 소설이다.
#재야생화 #샬롯맥커너히
- 저자
- McConaghy Charlotte
- 출판
- 잔
- 출판일
-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