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대해
뼈를 때리는 책이라 이쁜 에코백과 텀블러 모으기와 같은 그린워싱에 대해
반성하며 나 또한 선량한 기후파괴자가 아닌지 돌이켜보게 되는 책이다.
기후파괴적 행동을 합리화하는 변명의 심리를 꿰뚫고 있다.
읽는 내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어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다양한 기후친화적인 결정들의 어려움 정도와 효력을 만든 표에서
'전구 끄기, 쓰레기 분리수거, 지역 식재료 이용하기, 고기 덜 먹기,
에어컨 사용하지 않고 난방도 줄이기, 대중교통 더 이용하기, 자동차 없는 생활'은
의식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운전을 하지 않냐며 자동차를 권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지구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일이에요. 기동력이 필요 없는 직업이라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하고, 운전하는 것보다 시간 활용도 잘할 수 있고 좋아요."
라고 답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몸이 좀 더 편한 생활에 대한 유혹이 많아져서
순간 혹 할 때도 있는데, 나의 신념을 저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와 무능력이 비현실적인 자기 과대평가와 만날 때만 파괴적인 잠재력이 드러난다는
말이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자기 과대평가로 무능력을 무마할 때
무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확신이 없을 때보다 말이 안 되는 짓을 더 많이 한다.
우리는 복잡한 것과 복합적인 것조차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복잡한 문제는 어렵지만 집중해서 이해하면 되지만,
복합적인 것은 복합 체계의 특징들은 변수들 사이에
수많은 피드백이 있어서 빠른 파악이 어렵고 체계상의 특징으로 예측 또한 어렵다.
양성 피드백과 음성 피드백이 함께 지구 기후 체계를 구성하고 있어서
일반인들은 그 관계를 다 볼 수가 없다. 단순 체계와 달리 역행 기능도 없다.
거기다 우리 뇌는 단기간을 내다보는 데 더 익숙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에 부담을 느낀다.
다양한 심리 기제들과 연결된 기후파괴적인 행위에 쓸 수 있는 변명들을
쭈욱 듣다 보니, 기후친화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아서 깜짝 놀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가 기후친화적인 삶을 선택해야만
기후친화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인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