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을 보며 모든 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주는
나태주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첫 컬러링북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림을 그릴 때 편안하고 기쁘고 좋았던 것처럼 독자들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마음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나태주 시인의 딸이자 문학평론가인 나민애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는
세상이 너무 사나우면 식물에게 도망하고, 그래도 힘들면
시나 아버지의 그림 속으로 숨어 잠시 앉아 생각을 하면
마음도 가라앉고 조금 웃게 된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컬러링북에 색을 입히다 보면 이해가 된다.
시인의 아름다운 수절과 꽃과 나무에게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래서 어르신들의 카톡 배경은 다 꽃이고,
나이가 들수록 길가의 이름 모르고 살았던 식물들에게 관심이 생기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태주 시인 특유의 짧지만 은은한 울림을 주는 시 구절과
아무런 기교 없이 정직하고 소박하게 그려낸 꽃 그림과 여백의 미 속에서
짜증 나고 속상했던 기분을 툴툴 털어버릴 수 있어
정말 힐링하기에 좋은 컬러링북이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라."
혼자 있고 싶을 때,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야 할 때,
나를 그 누구보다 아껴야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컬러링북으로 나태주 시인이 손수 그림 꽃 그림에 색을 입히며
달콤한 휴식으로 기운을 얻은 후에는
백지에다 나태주 시인의 밑그림 없이 꽃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시인처럼 산책 길에 꽃송이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하고 인사를 나누다 보면
백지에서 꽃이 피어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쁜 꽃들을 많이 그리다 보면 내 마음도 예뻐지고 탄탄해질 것 같다는
믿음이 생기게 만드는 걸 보면 나태주 시인의 기획 의도는 성공적인 것 같다.
시인이 그림그리기로 끝나지 않고 시 쓰기로까지 어어지는 그림 그리기를 하는 것처럼
시는 아니더라도 그림 일기라도 쓰다 보면
점점 지쳐가고 거울 보는 게 싫어지는 나의 모습에 변화가 찾아올 것 같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정말 짧은 시간 동안 시인의 그림에 색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정화가 되었으니, 나의 산책 길에 직접 본 꽃을 그리고 일기를 쓰면
정말 효과가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