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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어르신 짧은시 공모전 수상작품집

by biogene 2025. 5. 1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65세부터 100세까지, 전국의 시니어가 투고한 8500여 편의 응모작 중에서

김종해, 나태주, 김수복 시인에 의해 엄선된

'제 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이다.

시간이 만든 깊이와 지혜가 담긴 77편의 짧은 시는

그야말로 연륜이 만들어낸 촌철살인의 극치였다.

 

시니어들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을 이렇게 짧은 시 속에 담을 수 있구나

놀라울 때도, 눈물이 찡할 때도,꾸임없는 솔직함에 웃음이 나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대상은 이생문(73세) 어르신의 <저녁노을> 이란 시였는데 딱 세 줄이었다

"저렇게 지는 거였구나

한세상 뜨겁게 불태우다

금빛으로 저무는 거였구나"

 

일출과 일몰의 느낌은 좀 다르게 다가온다.

일출은 해가 뜨고 나면 금방 자리를 뜨게 되는 반면 일몰은 한참을 보게 되고

자리를 쉬이 뜨지 못하는데 아마 저런 감정때문이었구나 싶은 것이

일몰을 볼 때 이생문 어르신의 시가 떠오를 것 같다.

 

정남순(77세) 어르신의 <무슨 소용 있나> 도 가슴이 찡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고기는 있는데 치아가 없다

시간은 있는데 약속이 없다

자식은 있는데 내 곁에 없다

추억은 있는데 기억이 없다"

 

전형수(77세) 어르신의 <거짓말>을 읽으니 부모님들의 모습이 그려져 슬펐다.

"문안 전화 받으면서

나는 잘 있다

느그나 잘 있거라

 

수화기 내려놓으면서 아이고 죽것다"

 

유임순(73세) 어르신의 <불공평>을 읽으면서는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내 집은 제멋대로

드나들면서

 

즈덜 집은

꼭 연락하고 오라네

 

자식 농사 밑졌다"

 

새가 남긴 발자국을 보며 세상에 남길 내 발자국이 두렵다는 어르신의 시,

남들이 공짜로 다닐 때는 부러웠던 경로 우대증이 자신의 차례가 되고 나니

반납하고 싶다는 어르신의 시,

아이는 어디서 왔는지 묻는데 노인은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는 어르신의 시,

동이 트면 이것 달라 저것 달라 바빠지는 남편 입도 괜찮다며 고향의 장닭처럼

우렁차게 울어달라는 어르신의 시,

눈감는 것과 눈을 감는 것은 다르고, 듣는 것과 들어 주는 것도 다르다는 어르신의 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는 박씨 남편이 사랑과 정성으로 내려주는 스타박씨 커피라는

어르신의 시...짧은 몇 줄에 담긴 평생의 지혜와 유머가 강한 여운을 남겼다.

 

 
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제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작품집 『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문학소녀 어디 간? 어디 가긴 어딜 가. 세월이 물어갔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중에서 잊은 줄 알았던 그 소녀가 짧은 시 한 줄로 돌아왔습니다. 65세에서 100세까지, 인생의 길고도 깊은 시간을 건너온 어르신들이 쓴 원숙한 단 몇 행의 시. 전국과 해외에서 투고한 8,500여 편의 시 작품 중에서 엄선한 77편의 짧은 시를 한 권의 시집
저자
이생문
출판
문학세계사
출판일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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