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저자가 직장을 소개할 때마다
아직까지 극지연구소를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드물 정도라니 안타까웠다.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이 해양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장보고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해양 교육에 대한 한계를 많이 느끼기에 더 안타까웠다.
극지연구소가 인천에 위치한다는 것조차 생소할 만큼
바다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고, 전문가들의 영역으로만 느껴진다.
극지라는 말이 낯설긴 하지만, 남극 북극 연구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한다.
기지와 연구소는 다르다. 연구소는 실질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이고,
기지는 관측과 현장 조사를 위한 거점이다.
세종과학기지는 남극대륙 인근 킹조지섬에 지어진 대한민국 최초의 기지이고,
장보고과학기지는 남극대륙에 지어진 기지이고,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에는 다산과학기지가 있다.
극지는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 동경의 대상이긴 하지만, 북극과 남극의 차이점,
펭귄이 남극에 사는지 북극에 사는지도 확실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극지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경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한 곳이기에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이 책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극지 OX 퀴즈의 답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극지는 극한(extreme)의 극이 아니라 지구자전축의 축(axis)을 의미한다.
지구자전축으로 정의되는 극점이 남극, 북극이고
나침반이 가리키는 지점은 자남극, 자북극이라고 부른다.
지구자전축이 11.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나침반에 기대 항해하던 시절
지구자기장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안전 운행을 위해 아주 중요했다.
지구자기장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유해한 입자들을 차단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 대부분은 지구자기장 밖으로 튕겨 나가는데,
일부가 북극과 남극에 모여 지구 상층 대기와 충돌하면 오로라가 나타난다.
남극 하면 펭귄이 떠오르지만, 남극에서 서식하는 펭귄은 전체 펭귄의 45%이고,
남극 펭귄들이 남극에 머무르는 기간 또한 아주 짧다.
남극의 여름 동안만 번식을 위해 머무르기 때문에
전 생애에서 극히 짧은 시기만 남극에서 지내는 철새이다.
천적으로부터 비교적 쉽게 새끼를 보호할 수 있고 먹잇감도 구하기 쉬운
남극에서 새끼를 낳고 겨울이 찾아오면 남극을 떠나 대양으로 떠난다.
고래는 극지와 열대를 오가는 다채로운 삶을 살아간다.
여름 동안 극지에 머물면서 크릴을 양껏 섭취하고
겨울에 따뜻한 열대 바다로 이동해서 새끼를 낳아 기른다.
열대 바다는 새끼의 천적이 적고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크릴이 없어 어미 고래는 쫄쫄 굶어야 한다니 고래의 식성은 참 까다로운 것 같다.
남극에서 잔뜩 먹어 몸에 비축한 지방으로 만든 젖을 새끼에게 먹이고,
굶주림이 한계에 다다를 때가 되면 새끼 고래가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져
장장 5000km의 대장정을 통해 다시 남극 바다로 돌아온다니
생물의 생애는 참 경이로웠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만들어지는 산소량은
전체의 20% 정도인 반면,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생산하는 산소량은 70%로
대기 중 기체 농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북극해에는 현재까지 개발된 석유의 약 15%가 매장되어 있다고 추정되고 있어,
북극권의 자원 개발은 외교 및 경제 협력이 중요하다.
자원 선점이라는 이슈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에
지구 전체 문제를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시대적 해결책을 찾는데
극지 연구가 답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어 유익하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