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결국 너밖에 없구나, 와인] 와인 기사 앤디 킴의 삶의 여정

by biogene 2024. 3. 31.

와인 기사 훈장을 받은 앤디 킴의 삶의 여정

직장 생활을 하다 매너리즘에 빠져 색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우연히 마주한 프로방스의 포도밭에 반해

무작정 프랑스 국립 와인 대학교에 지원해서 와인 업계에 발을 들여

2022년 와인 기사 훈장까지 받은 앤디 킴이 써내려간 삶의 기록이다.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와인은 없다.

햇살, 바람, 비, 시간이 와인을 빚어내듯

앤디 킴이 와인을 심사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앤디 킴을 통해 와인에 대해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유기농 와인과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의 차이

유기농 와인과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은

초록색 잎(Euro-leaf, 유럽 유기농 인증 로고)과

데메테르(Demeter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의 국제 표준 기구, 오렌지색 바탕에 흰색)

인증 로고로 구분되는데 둘 다 인증된 사료와 비료만을 사용한다.

유기 농법에서는 사료나 비료가 유기농이기만 하면 되지만,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은 자급자족해야 한다.

포도 잎을 좋아하는 달팽이들을 없애기 위해 오리를 풀어 두고,

바구미와 유충을 잡아먹을 닭도 풀어 놓는다.

포도밭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며 싸는 똥오줌은 훌륭한 거름이 되는

와이너리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평화스러웠다.

박쥐가 날아와서 나방을 잡아먹어 달라고 숙소를 만들어주는 풍경도

낯설고 새로웠다. 밤잠이 없는 박쥐가 밥에 꼬이는 해충들을 다 처리해 줘서

살충제를 쓰지 않아고 된다고 하니 새집도다 길이는 더 길면서

납작하다는 박쥐 숙소의 실제 모습이 궁금했다.

 

​20세기 최고의 빈티지 와인이 1945년인 이유

20세기 최고의 빈티지가 1945인 이유가 1939년 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면서

와이너리를 뒤로한 채 피난길에 올라 포도밭이 방치되다가

전쟁이 끝난 1945년에야 제대로 된 수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인간의 손길을 받지 못한 탓에 포도가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상태에서

스스로 성장해 내추럴 와인이 탄생했다니 코로나19 역설이 떠올라 씁쓸했다.

가업을 잇기 싫어서 자동차 딜러의 길을 걸었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마신 궁극의 빈티지 와인 한 모금으로 마음을 돌리게 되었다는

와인메이커의 일화를 들으니, 술알못도 그 맛이 궁금해졌다.

와인에 대한 고집이 유별난 프랑스 담당자들과

빠른 일 처리가 당연한 한국인 담당자들을 조율하며

와인셀러에서 와인 기사 작위를 받기까지 10여 년이 안 걸렸다니

그 열정과 도전 정신이 어땠을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결국 너밖에 없구나, 와인
친밀한 사람들과 행복한 순간을 보내거나 늦은 밤에 홀로 어두운 거실에 있을 때 와인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각인시켜 주기도 하고, 위안을 선사하기도 한다. 와인이 우리 입안에 들어오기까지, 작은 씨앗에서 향기로운 맛과 향을 지닌 영롱한 액체가 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의 인연이 엮여있을까? 일의 영역에서 삶을 성찰하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열다섯 번째 책은 와인을 감별하고, 새로운 와인을 발굴하는 ‘와인 스페셜리스트’의 애환을 담았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삶의 궤적을 지녔다. 학창 시절부터 교칙과 규범에 의문을 품고, 겉으로는 반항하지 않았지만 늘 엉뚱한 상상을 하며 다른 삶을 막연하게 동경했다.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희망을 실현하듯 성인이 된 그녀가 찾은 곳은 프랑스의 아비뇽이었다. 유학이나 사업 등 체류할 때 파리 등 대도시를 선호하는 한국사람들과 달리 남부의 작은 도시를 거주지로 선택한 결정은 나중에 ‘와인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는 필연이 되었다. 그녀가 전혀 생경한 와인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인연 또한 엉뚱하기 짝이 없다. 4년 동안의 직장 생활에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되자 MBA 과정을 이수할 것인지 이직을 준비할 것인지 고민하던 차에 머리를 식힐 의도로 드라이브에 나섰다가 우연히 들른 와이너리의 포도밭에 매료되어, 와인을 본격적으로 배우기로 한 것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프랑스 국립 와인 대학교(와인 국제 경영 마케팅 과정)에 지원하고 나서 정확히 6년 후 그녀는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아펠라시옹(프랑스 정부가 인증한 와인 생산지)인 샤토뇌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에서 수여하는 와인 기사 훈장(Échansonnerie des Papes)을 받으며 프랑스 와인 업계에서도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 책에는 와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저자가, ‘와인 종주국’이라 불릴 만큼 와인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춘 프랑스에서 와인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와인 기사’가 되기까지 겪은 고단하면서도 유쾌하고, 때론 애처로우면서도 남다른 노력과 끈기가 넘쳐나는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저자
앤디 킴
출판
문학수첩
출판일
2024.03.22

 

반응형